
- 요약
- 동영상
- 최신기사
과거에는 데뷔 초기부터 5년 넘도록 단역만 전전했다고 한다. 길가다가 사람들이 보면 얼굴은 아는데, 이름은 모르는 탤런트라고 평가되는 딱 그 정도의 배우였다. 대사 한 마디 없는 이미지 단역도 했다. 그러다가 1995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일일 드라마 바람은 불어도에서 한진희와 콤비를 이루며 특유의 맛깔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뒤이어 1996년 드라마 첫사랑에서 주인공 최수종과 배용준의 매형이자 송채환의 남편인 밤무대 가수 '주정남' 역할로 등장하면서부터 인기를 얻었다. 원래는 제작진이 완전히 단역으로 잠깐 나오다가 말게 할 계획이었으나 그 역할이 상당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호소력있게 보여지자 고정역할이 되었다고 한다. 맡은 배역이 밤무대 가수라 늘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방영 당시 유행이 되기도 했다. 노래 제목이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였는데, 노래 자체가 히트를 쳐서 일반 라디오방송의 쉬는 시간 음악으로도 엄청 많이 나왔다. 재미있던 건 항상 방송 진행자들이 "손현주가 부릅니다."라고 소개하지 않고 "주정남이 부릅니다."라고 소개했다는 점이다. 당시 손현주는 드라마가 끝나고 인기에 힘입어 '주정남 메들리'라고 해서 음반도 낼 정도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일요일 저녁에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노래도 불렀다. 데뷔 후 처음으로 광고도 찍었다. 이처럼 주정남 역을 통해 손현주는 점점 대중을 상대로 하는 미디어의 배우로서의 가치가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2004년 박중훈, 차태현 주연의 투 가이즈에서는 국가안전정보국 임 차장 역으로 나오면서 코믹한 연기를 제대로 선보였다. 막판에 총으로 삼합회 보스에게 똥침을 날린 건 덤이다.
이후 2005년작인 장밋빛 인생에서 주인공 최진실의 바람 난 남편으로 출연했는데, 이게 시청률 40%대의 초대박을 쳤다! 관련 에피소드로 한 할머니가 직접 방송국까지 찾아와서 "그렇게 살면 안 돼"라며 훈계했다고 하며, 최진실과 함께 식당에 갔는데 종업원들이 알아보고는 최진실 앞에는 각종 음식을 가득 차려주고는 손현주 앞엔 달랑 밑반찬 하나만 갖다줬다는 일화도 있다. 어쨌든 드라마는 매우 흥해서 둘이 CF를 찍기도 했다. 장밋빛 인생 이외에도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에 자주 출연하고 있다. 이 작품으로 손현주는 명실상부한 주연급 배우로 올라선다. 사실상 연기 커리어의 큰 전환점이 된 작품.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미지가 정착되고 강렬한 캐릭터가 부각되는 작품이 없다 보니, 시청률 대박 작품은 많아도 대중적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평이한 전형적인 일일드라마 중년 남성 전문배우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리고 손현주는 2012년 추적자 더 체이서의 백홍석 역을 통해 강렬한 캐릭터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본인의 연기력을 대중들에게 제대로 어필했다. 극의 완성도와 주조연의 걸출한 연기력,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로 2012년을 본인의 커리어에서 잊지 못할 한 해로 만든 손현주는 결국 2012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하며 소감으로 남긴 “촬영하는 내내 우리 드라마에는 없는 게 너무 많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돌이 없고 스타가 없습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했습니다.”라는 말을 통해 촬영 중 그가 느꼈을 고통을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개미들과 이 수상의 영광을 같이 하겠습니다.” 이 마지막 소감처럼 손현주의 수상은 스펙이 화려하지 않아도 뒤에서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힘이 되어 주었다.